현재 사용하는 에너지원과 화학 공업의 원료 등으로 이용하는 석유, 천연 가스 등 지구 내부의 탄소원에서 유래하여 지구상에 가득차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유기 화합물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단순한 탄화수소와 그 유도체라면 지열과 태양 에너지의 작용이 무기물인 천연 광물, 암석, 토양 등의 촉매 작용으로 생성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셀룰로오스나 단백질은 말할 것도 없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은 유기 화합물, 예를 들어 여러 가지 유기 염료, 향료, 유지, 알칼로이드 및 생물의 생리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화합물 등은 생물의 생화학 반응에 의하여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생명을 가진 생물이라는 유기 화합물의 복합체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현재 과학으로는 간단하게 결론 내릴 수 없는 문제지만, 생물은 복잡하고 미묘한 반응을 지배하는 촉매 물질의 집합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즉, 여러가지 생화학 반응을 지배하는 효소들이 정교하게 조합되어 생성된 것이다. 이와 같은 생명 물질은 외부로부터 유기 화합물을 흡수한 다음, 소화시켜 자기의 화학 성분으로 동화시켜 성정한다. 또한, 같은 성질과 형태를 가진 같은 종류의 개체를 증식시켜서 번식한다.
그렇다면, 생명 물질은 어떻게 지구에 출현하게 된 것일까? 다른 별에서 온 운석에 종자가 붙어 지구로 날아왔다는 설이 있다. 운석과 혜성에서 바이러스류와 유사한 원시 생물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생겨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한 일이 있어서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15억 년 전부터 지구에 발생하여 지금까지 진화하고 증식해온 생명 물질은 지구에서 탄생하였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른 별에서 생성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곳에서 동일한 발생 과정을 거쳐야 했을 것이다.
단순한 유기 화합물이라면 복잡하고 미묘한 성질을 띠는 어떠한 물질이 존재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만, 생물의 형태를 하고서 외부와 독립된 분리체로서 외부로부터 임의의 물질을 받아들여 자기의 몸을 구성하는 물질을 만들고 성장, 번식하여 그 성질을 유전시키는 생물이 탄생하려면 역시 특수한 조건이 갖추어져야만 한다.
이와 같은 생물 발생 기구를 "생명의 기원"의 저자인 소련의 생화학자 오파린은 수용액 속에 있는 콜로이드의 코아세르베이션이라는 현상으로 설명했다. 생명 현상과 같은 복잡한 유기 화학 반응은 수용액 형태로 일어나지만, 최초의 생명은 바닷속이나 물 속에서 발생하였다고 한다. 현재는 대부분의 동식물이 육상에서 생화하고 있지만, 그 최초의 발생은 물 속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오파린은 생명 작용을 출현시키는 화합물은 단백질이고, 그 단백질에서 최초로 생물이 탄생한 경우는 코아세르베이션에 의하여 개체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콜로이드 용액의 코아세르베이션에 의하여 용액에서 분리, 독립된 코아세르베이트가 생명의 원자적인 형태라고 생각하였다.
코아세르베이션은 콜로이드 용액에 전해질 등이 더해졌을 경우에 응고가 일어나는 현상과 비슷한다. 즉 2종류의 다른 콜로이드 용액이 혼합되어 있을 때, 콜로이드 입자와 물의 결합력의 차이 때문에 섞이지 않는 상태로 분리되어 버리는 현상을 코아세르베이션이라고 한다. 이 경우 양쪽 모두 콜로이드이며, 양쪽의 경꼐면을 통과하지만 콜로이드 입자는 통과하지 못한다.
이렇게 하여 하나의 폐쇄형 유기물이 만들어진다. 그 속에는 여러가지 효소가 갇힌 상태로 외부와 차단되어 있다. 그러나 물과 전해질, 일반 용액은 경계막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산소나 이산화탄소도 통과할 수 있다. 따라서 외부로부터 유용한 물질은 유입시키고 불필요한 물질은 배출하여 내부에서 특수한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일종의 생명력을 갖춘 물질이 탄생하게 된다. 물론 이 때에 태양열, 태양 광선, 지열 등을 에너지로 이용하여 체내에서 합성하도록 생명 작용을 명령하는 것은 디옥시리보핵산 DNA류 일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화합물이 탄생하는데는 자연계의 방사선이 큰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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